지난 글에서 약속한 대로 지금 내 포트폴리오를 숫자 그대로 공개한다.
솔직히 망설였다. 수익이 나 있을 때 공개하면 자랑이 되고, 손실이 나 있을 때 공개하면 부끄럽다. 지금 내 계좌는 후자다. 그래도 공개하기로 했다. 잘될 때만 보여주는 기록은 기록이 아니라 광고라고 생각한다. 경제적 자유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물려 있는 시간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기준은 이렇다. 청약통장이나 적금 같은 건 빼고, 금융 투자자산만 모았다. 해외주식 계좌 2개, ISA, 연금저축, 금 현물, 코인 계좌 2개다.
해외주식 계좌 1
해외주식 계좌 2전체 숫자
| 계좌 | 평가금액 | 평가손익 |
|---|---|---|
| 해외주식 계좌 ① | 9,487,659원 | -2,078,704원 |
| 해외주식 계좌 ② | 37,388,411원 | -3,793,768원 |
| ISA | 40,734,420원 | -1,842,162원 (-4.33%) |
| 연금저축 | 58,028,750원 | -1,855,975원 (-3.10%) |
| 금 현물 | 5,745,482원 | +106,823원 (+1.91%) |
| 코인 계좌 ① | 5,791,280원 | +251,489원 |
| 코인 계좌 ② | 5,428,757원 | -1,108,069원 |
| 합계 | 약 1억 6,260만 원 | 약 -1,032만 원 (-6.0%) |
원금은 약 1억 7,290만 원이다. 지금은 1,000만 원 넘게 물려 있다. 수익률로 치면 -6% 정도다.
-6%라고 쓰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1,000만 원이라고 쓰면 얘기가 달라진다. 숨길 생각은 없다. 이게 지금의 나다.
무엇에 투자하고 있나
| 자산 | 비중 | 주요 종목 |
|---|---|---|
| 미국 장기채 | 약 51% | TLT, 2621(엔화 상장 TLT 헷지), ACE·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 30년국채 커버드콜 ETF들 |
| 나스닥 성장주 | 약 34% | QLD, QQQM, KODEX·ACE 미국나스닥100, 알파벳, 테슬라 |
| 코인 | 약 7% | 비트코인, 이더리움 |
| 금 | 약 3.5% | 금 현물 |
| 배당·리츠 | 약 3.4% | 리얼티 인컴(O), AGNC |
| 단기채 | 약 1.4% | SGOV |
지난 글에서 내 원칙은 지수, 장기, 배당성장이라고 썼다. 그런데 막상 숫자로 펼쳐놓고 보니 전체의 절반이 미국 장기채다. 나스닥 성장주가 3분의 1 정도이고, 코인과 금, 배당주는 다 합쳐도 15%가 안 된다.
계좌마다 역할도 조금씩 다르다. 해외주식 계좌에서는 TLT, QLD 같은 미국 상장 ETF와 개별 종목을 직접 들고 있다. ISA와 연금저축에는 국내에 상장된 미국 나스닥100, 미국 30년 국채 ETF를 담았다. 같은 미국 자산이라도 어느 계좌에, 어떤 통화로 담느냐에 따라 세금도 환율 영향도 달라진다.
절반이 장기채인 이유, 그리고 틀린 판단
솔직히 말하면 이 포트폴리오는 한 번의 판단 위에 서 있다. 나는 고금리가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 금리는 금방 다시 내려가고, 그때 채권이 크게 오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새 몇 년째다.
왜 금리가 안 내리면 장기채가 빠질까?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거나 높은 수준에 머물면, 예전에 낮은 이자로 발행된 채권은 매력이 떨어져 가격이 내려간다. 만기가 길수록 이 영향이 커진다. TLT처럼 만기 20년 이상 국채에 투자하는 ETF는 금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가격이 크게 흔들린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가장 크게 오르는 것도 장기채다. 내가 기대한 건 바로 그 장면이었다.
숫자가 그대로 말해준다. 전체 손실 약 1,032만 원 중 약 940만 원이 장기채에서 나왔다. 같은 TLT도 계좌에 따라 -12.63%, -14.45%고, 엔화로 산 2621은 -9.23%, -23.65%다.
국채 커버드콜 ETF 중에는 -15% 안팎까지 내려간 것도 있다. 커버드콜은 가격이 오를 몫의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매달 분배금을 더 받는 구조다. 그런데 그 분배금보다 가격이 더 많이 빠졌다.
지금 이 판단은 틀린 쪽에 가깝다. 금리가 언제 내릴지 내가 맞힐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자체가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다만 아직 팔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나중에 회고 글에서 다시 꺼내 채점해보려고 한다.
그래도 버텨준 나스닥
채권 외에는 대부분 나스닥 성장주다. 오히려 이쪽은 합쳐서 약 66만 원 플러스다. 특히 KODEX 미국나스닥100(H)이 ISA와 연금저축에서 +14.03%, +15.90%로 버텨주고 있다.
재밌는 건 같은 나스닥100이라도 환헷지가 된 상품과 안 된 상품의 성적이 다르다는 점이다. 환헷지가 안 된 KODEX 미국나스닥100은 -5.75%, ACE 미국나스닥100은 -4.47%다. 같은 지수를 들고 있어도 언제, 어떤 통화로 샀느냐가 결과를 바꾼다.
코로나, 그리고 환율이라는 벽
내가 미국주식을 처음 산 건 코로나가 터지기 조금 전이었다. 어이없게도 내가 사니까 고점이었고, 바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멘탈은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 오를 거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따로 있었다. 코로나를 별거 아니라고 보고 돈을 너무 빨리 넣어버린 것이다. 그사이 달러가 올랐다. 미국주식이 세일을 하는데, 그걸 살 달러가 너무 비싸서 못 샀다. 요즘 환율을 생각하면 그때가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었지만, 그땐 그랬다.
그 이후로 국내에 상장된 환헷지 미국주식 ETF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 포트폴리오에 (H)가 붙은 상품이 많은 이유다.
(H)가 붙은 ETF는 뭐가 다를까?
ETF 이름 끝의 (H)는 환헷지를 뜻한다. 환율 변동을 최대한 걷어내고 기초자산 가격 움직임만 따라가게 만든 상품이다. 달러가 비쌀 때도 환율 부담 없이 미국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대신 나중에 달러가 오르면 그 환차익은 얻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한쪽에 몰지 않고 달러, 엔화, 원화로 두루두루 나눠 담고 있다.
투자 습관
방식은 단순하다. 배당금이 들어오면 재투자한다. 돈이 남으면 다 넣고, 갑자기 들어오는 보너스도 투자한다. 비상금 1,000만 원 정도만 빼고 거의 다 투자 상태다. 그 비상금도 일부는 엔화로 바꿔두었고, 일부는 CMA 계좌에 넣어뒀다.
대단한 전략은 없다. 많이 버는 것보다 꾸준히 남기고, 남긴 걸 쉬지 않고 일하게 만드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정도다.
목표
목표 금액을 물어보면 딱 떨어지는 숫자는 없다. 내 목표는 언제나 나의 자유로움이다. 숫자는 거기로 가는 길에 지나가는 표지판일 뿐이다.
지금 표지판에는 -1,032만 원이라고 적혀 있다. 기분 좋은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장기투자는 결국 이런 구간을 어떻게 지나가느냐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이 숫자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앞으로 매달 그대로 기록해보겠다.













